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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고향
박찬규 2019-08-31 추천 1 댓글 0 조회 1643

돌아갈 고향 (09.9.27)

 

연어는 회귀성이 있는 어류이다. 강에서 태어나 태평양과 대서양 넓은 바다로 나아가 거의 대부분의 생애를 보내다가 산란기가 다가오면 자기의 고향을 찾는다. 연어는 어렸을 적 먹었던 물맛을 기억해 내고 수천 수만리 떨어진 강물로 되돌아간다. 자기가 태어났던 고향을 찾아가는 멀고 긴 여행은 힘들고 위험한 여정이라 대부분 가는 길에서 죽는다. 전에 TV를 통해 북태평양에 살던 연어 떼가 고향인 캘리포니아를 찾아 가는 것을 본적이 있다.

상어나 곰에게 잡혀 죽고, 댐을 넘지 못하여 죽고, 돌에 끼여 죽고, 비늘이 벗겨지고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되면서도 필사적으로 고향을 찾아가는 모습이 눈물겨웠다. 귀향길에 죽는 연어가 많았다. 말 못하는 고기들이지만 오직 알을 낳기 위해 그 멀고 험한 고난의 여정을 꿋꿋이 나아가는 연어의 삶이 고귀하게 느껴졌다.

나침반이나 여정표도 없이 수만리 먼 길을 돌아다니다가 제 고향으로 돌아오는 연어가 참 신기하기만 했다. 전에 강화도에 있는 조류박물관에 간적이 있었다. 주둥이가 주걱처럼 생긴 저어새는 추운 겨울을 피해 동남아의 따듯한 나라로 가는데 새들 발목에 인식표를 채워 보내면 기가 막히게 되돌아온다고 하니 얼마나 놀랍고 신기한 일인가.

미물이지만 새나 물고기에게도 회귀본능이 있기 때문에 고향으로 되돌아온다. 이것을 노스텔지어(Nostalgia) 즉 회향병, 향수라고 한다. 사람에게도 고향에 대한 회귀본능이 있다. 늘 고향을 그리워하면서 살고,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데 뿌듯한 안도감을 느낀다.

나이 오십을 넘었지만 아직도 꿈을 꾸면 어린 시절 살았던 마을이 나타날 때가 많다. 얼마 전 고향 옆을 지나게 되어 일부러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와 살던 집에 가 보았다. 어렸을 적에는 몰랐는데 참 초라했다. 현실의 고향은 추억속의 아름다운 고향하고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향수에 젖게 하는 고향은 찾아가 보면 별게 없는데도 우리에게 언제나 풋풋한 그리움이며, 정서의 맑은 샘터가 된다.

고향을 생각할 때에 또 하나의 고향이 있다. 성경은 그것을 본향이라고 한다. 이것은 육신의 고향이 아닌 영혼의 고향을 말한다. 우리에게 돌아갈 고향이 있듯이 우리의 생명이 다하는 그날에 영혼이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다.

아프리카에서 평생 선교사로 일하고 은퇴를 하여 뉴욕으로 돌아오고 노부부가 있었다. 뉴욕항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와 있었고 군악대는 환영가를 연주했다. 선교사 부부는 자기들을 위한 환영인파인가 하고 놀랐다. 그러나 알고 보니 대서양을 단독 비행한 린드버그를 환영하는 인파였다. 선교사 노부부는 크게 실망을 했다. 그들을 맞아주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선교사 노부부는 어느 삼류호텔에 들어가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하나님 우리는 아프리카 오지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한 평생을 보내고 돌아왔지만 환영을 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대서양을 한번 횡단한 린드버그를 위해서는 전 뉴욕시민이 환영을 하고 있으니 이럴 수가 있습니까?”

그때 노부부에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아들아 린드버그는 그의 고향에 돌아왔지만 너희는 아직 고향에 돌아오지 않았느니라. 너희들이 고향에 돌아 올 때는 천사들이 나팔을 불고 먼저 온 성도들이 모두 마중을 나올 것이며 내가 너희들의 손을 잡고 인도할 것이다. 그때 까지만 참아라.”

추석 명절이 되어도 돌아갈 고향이 없는 실향민들이 있다. 돌아갈 고향이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인생의 고향인 하나님의 나라로 돌아갈 수 있는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천국 고향을 사모한 뭇 선진들은 이 땅에서의 삶을 나그네처럼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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