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의 힘 (2017.1.8.)
왕종후 칭화대 교수는 ‘디테일의 힘’이란 책에서 ‘쇠 못 하나에 제국이 망하네’ 중국 민요를 통해 디테일의 확대 효과를 생생히 묘사했다.
‘쇠못이 빠지니 말발굽이 갈라지네/ 말발굽이 갈라지니 전마가 자빠지네
전마가 자빠지니 기사가 넘어지네/ 기사가 넘어지니 군단이 쓰러지네
군단이 쓰러지니 전사가 무너지네/ 전사가 무너지니 제국이 망하네’
말발굽에 박은 못 하나가 빠져 없어지는 것은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그런데 그 흔한 일 때문에 제국까지 망하게 할 수 있다고 보다 넓게 의미를 부여하면서 노래 한 것이다.
덩치 큰 동물도 미세한 작은 미생물에 감염되어 죽는다. 저수지나 둑이 무너지는 것은 개미들의 잦은 왕래 때문이라고 한다.
시카고는 1833년 겨우 150명에 불과했던 인구가 1870년 무렵에는 30만 명으로 급증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40년 동안 일궈온 모든 것을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1871년 10월 8일 일요일 저녁 9시에 불이 나서 다음 날 10시 30분에야 진화가 되었다. 그것은 화재가 아니라 대재앙이었다. 10km 달하는 시가지 전역이 잿더미로 변했다.
8만 여 채의 집이 불에 타고 10만 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에 비하면 사망자 300명은 차라리 기적에 가까웠다.
당시 한 신문은 올리버리라는 부인이 암소의 젖을 짜주지 않아 신경질을 낸 암소 한 마리가 등불을 엎는 바람에 불이 났다고 했다. 또 다른 신문은 정부의 구호물자가 끊겨 올리버리 부인이 화가 나서 불을 냈다고 했지만 정확한 화재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보도가 불에 타기 쉬운 소나무여서 불이 더 확산되었다고 한다.
중국 지린시의 중바이백화점에서 불이 났다. 직원 위홍신은 무심코 창고 바닥에 담배꽁초를 버리고 발로 몇 번 밟았다. 그는 불이 꺼졌다고 생각하고 나와 버렸다. 그러나 담배의 불씨는 살아있었다. 얼마 후 그 불씨가 가연성 물질에 닿아 큰 화재가 나고 말았다. 불이 났을 때 당직자가 무단으로 자리를 이탈하였고, 비상등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백화점 고객들과 사우나와 댄스장안에 있던 사람들은 탈출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이 화재로 54명이 죽고 70명이 부상을 당했다.
징역7년 형을 받은 위홍신은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화재 위험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족했던 것이 후회된다. 불씨 하나가 이렇게 큰 참사를 부를 줄은 생각조차 못했다”
문제는 사소한 것들이었다. 작은 일, 사소한 일들이 상호작용을 일으킬 때 대 참사를 일으켰다.
불순종의 죄도 그렇다. 가나안 정착 당시 에브라임 자손은 게셀에 거주하는 원주민 가나안 족속을 쫓아내 않았다. 그들 생각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쫓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과신했다. 그들 존재를 극히 사소한 것으로 간주하여 종정도로 여기고 무시했다. 그 결과 그들은 에브라임의 ‘눈에 가시’가 되고 ‘옆구리를 찌르는’ 올무가 된다. 훗날 에브라임 지파가 가나안 우상숭배에 빠지게 된다. 죄의 씨앗이 하찮아 보이지만 자라면 고통의 열매를 맺는다.
지난 해 나의 작은 실수로 네 번째 발가락 하나를 다쳤다. 골절인지 모르고 가볍게 여겼다가 치료의시기를 놓쳤다. 수개월이 지났지만 결국 수술을 받았다. 발가락 하나는 다른 생활 전체에 영향을 끼쳤다. 사소한 일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크고 위대한 일을 하려고 하면서 디테일의 힘을 경시해선 안 된다. 작고 사소한 일이지만 상호작용을 일으킨다. 주님은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니 크고 중한 일을 맡기겠다.’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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