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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박찬규 2019-01-05 추천 0 댓글 0 조회 564

우동 한 그릇(2016.1.3.)

지난 송구영신예배 때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정들이 있어서 보기에 흐뭇했다. 성탄절 새벽송처럼 최근에는 송구영신예배가 사라지고 있다. 0시전에 예배를 드리는 교회도 있고 아예 안 드리는 교회도 있다. 그런데 해 마다 돌아오는 신년예배에 꼭 참석하는 가정들을 보면 이미 문화로 자리 잡은 것만 같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급한 마음에 새해축복의 말씀을 뜯어보는 이들도 있었다. 한 집사님은 9년째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셨다. 아예 축복성구를 담아 놓은 상자를 가지고 오셨는데 올해 뽑은 말씀이 작년의 말씀과 똑 같다고 하며 좋아하셨다. 송구영신예배에 나오시는 분들이 해 마다 나오는 것을 보면서 우동 한 그릇이 생각났다. “금년에도 북해정 음식을 먹을 수 있었네요하며 엄마와 아들들이 만족해했듯이 새해 첫 시간을 하나님께 드리고 축복의 말씀을 뽑을 수 있었음에 뿌듯해 하는 것 같았다.

일본작가 구로 료헤이의 작품 <우동 한 그릇> 이란 동화는 일본에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작품이다. 삭막하게 변해 가는 인심 속에 그래도 소수의 좋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이 새해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심어준다는 감동적 스토리이다.

북해정이란 국수집이 나오는데 큰 대목은 섣달 그믐날이다. 어느 날 남루한 차림의 어머니와 두 아들이 국수를 시켰다. “우동 한 그릇이라도 괜찮나요?” 여주인은 그럼요. 2번 테이블 우동 한 그릇을 외쳤고 남편은 국수 1인분에 반 사람 몫을 더 얹어 주었다. 모자는 150엔을 지불하고 맛있네요, 엄마도 드세요.”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이 떠날 때 주인은안녕히 가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인사했다. 1년이 지나고 그들은 왔다. 이번에도 1인분을 시켰다. 여주인은 여보, 서비스하는 셈치고 3인분 줍시다.” 그러자 남편은 안 돼, 그러면 오히려 신경 쓰게 돼.” 무뚝뚝한 것 같던 남편의 말에 부인은 놀랐다.

당신도 좋은 구석이 있군요.” 어머니와 아들들은 만족해하며 금년에도 북해정 음식을 먹을 수 있었네요.” 주인부부는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했다. 그렇게 여러 해가 지나자 국수 집 부부는 해마다 그 시간이면 초조했다. 이젠 예약석을 표시해 놓았다. 어머니와 아들들은 왔고 중학교 교복을 입은 아들이 “2인분 시켜도 될까요?” 물었다. 어머니가 말했다. “네 아버지 돌아가시고 빚을 갚을 수 있도록 너희들이 도와주어 고맙구나 큰애는 신문도 돌렸고. 그리고 둘째가 쓴 글 <우동 한 그릇> 이 교내 신문에 실린 것도 고맙구나.”

그 글에는 그들 모자가 북해정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들을 때마다 힘내세요! 행복해 지세요.”로 들렸다고 했다.

14년 후 의사가 된 아들과 은행 근무하는 아들을 데리고 왔다. 그들은 우동 한 그릇에서 힘을 얻어 열심히 살았다고 고백했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는 세상에서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가를 깨우쳐 준다.

새해가 되면 토정비결이나 사주팔자에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이다. 무엇에라도 희망을 걸고 싶어 하는 심정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막연한 희망이다. 그리스도인이 갖는 희망은 막연한 것이 아니다. 그것을 베드로 사도는 산 소망’, ‘영원한 희망이라고 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희망은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믿음의 응답이다.

미국의 시인 사무엘 울만 (Samuel Ullmann) ‘Springtime’ 이라고 하는 유명한 시가 있다. 그 일부분이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으로만 사람은 늙지 않는다./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세월은 피부의 주름살을 늘려가지만 영력을 잃으면 영혼이 시든다./그대가 가지고 있는 믿음만큼 젊고 의심만큼 늙는다./자신감만큼 젊고 두려운 만큼 늙는다./ 희망만큼 젊고 실망만큼 늙는다.

새해엔 하나님이 주시는 희망 때문에 더 젊어지고, 더 행복하고, 더 힘차게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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