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얻는 것(2016.12.18.)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어린왕자가 여우에게 묻는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그러자 여우가 대답합니다. “글쎄 돈 버는 일? 밥 먹는 일?” 어린왕자는 이야기 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거란다.”
생텍쥐페리는 어린왕자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인간관계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가의 문제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것, 그것이 우리가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늘 고려하는 사항이다. 그런데 마음을 얻으려면 의사소통이 되어야 한다.
오래전 읽은 책에 의사소통 중 가장 어려운 것이 하나님과 인간의 의사소통의 문제라는 주제였다.
불교 국가에 간 한 선교사가 스님과 친하게 지내게 되었는데 어느 날 둘이서 집을 짓는 공사장에 갔다가 선교사가 개미집을 밟아서 개미들이 죽었다. 스님은 놀라서 당신이 많은 생명을 죽였다고 하자 선교사는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서 복음을 전한다.
“스님 만일 이 개미들에게 여기 공사가 시작되니 빨리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라고 알렸으면 좋았을텐데요. 개미들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중학생 때 한 고승에게 들은 이야기다. ‘불교인들은 밭을 간다든가, 집을 짓든가 하면 괭과리를 울리든가 해서 개미들이나 지렁이 같은 벌레들이 이사를 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 스님은 “내가 개미가 될 수 있다면 알려줄 수 있을텐데요” 그러자 선교사는 “그렇습니다. 개미가 될 수만 있다면 알려줄 수 있을텐데 하는 그 마음이 개미를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우리 기독교에서 하나님이 인간의 몸으로 이 세상에 오신 것이 바로 그런 의미입니다. 신이신 하나님이 인간과 의사소통을 할 수가 없기에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시키고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직접 인간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신 것이 성탄입니다.”
다음 주일은 성탄주일이다. 하나님은 왜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을까? 여러 가지 대답이 있겠지만 ‘인간과 소통하고 인간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오셨다.
모든 것을 창조하신 높으시고 크신 하나님께서 작은 나라 팔레스틴 베들레헴 작은 시골 마을에 오셨다. 화려한 궁궐이나 부잣집이 아니라 초라하고 누추한 곳 소나 말이 사는 냄새나는 마구간에 오셨다.
하나님은 힘이 있으신데 정복자의 모습이 아닌 가장 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오셨다. 왜 그러셨을까? 우리에게 사랑의 대상으로 오시려고 했기 때문이다. 힘을 다 내려놓는 것이 사랑의 본질이다. 창조주가 피조물이 된 자체가 아주 낮아지신 것인데 그것도 모자라 가장 비천한 자리에 가장 연약한 모습으로 오셨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우리를 높이기 위해서, 우리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또 하나는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탄식하는 절망, 아픔과 슬픔, 가난과 죽음의 문제에 하나님이 직접 동참하기를 원하셨기 때문이다.
성탄의 은혜가 너무나 큰 것은 예수께서 구원자로 오셨을 뿐 아니라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로 오셨기 때문이다. 이번 성탄에도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랑과 우리를 향하신 그 마음을 이해하고 그 하나님과 소통하는 절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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