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기적(2013.12.25.)
1948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일어났던 일이다. 당시 나는 광산에서 석탄을 날라다 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일찍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려는 나에게 동료들이 한 가지 부탁을 했다. 몇 달 전에 광산 사고로 남편을 여의고 어렵게 살고 있는 한 부인과 그의 자녀들이 있는데 그곳의 전통에 따라 먹을 것과 입을 것 등 선물과 석탄을 전달해 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무척 피곤한 상태였고 그날은 크리스마스 이브라 빨리 가족들 품에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생각하며 트럭을 돌려 석탄과 선물 상자들을 가득 싣고 들은대로 그 부인이 살고 있는 산간 지방으로 향했다.
산속을 구불구불 지나쳐 2톤 덤프 트럭이 지나가기에는 너무도 좁은 길 앞에 당도했는데도 여전히 그녀의 집은 보이지 않았다. 난 일단 차 밖으로 나와 길의 사정을 검토한 후 더 이상 올라갈 수 없음을 판단하고 먹을 것과 옷을 가져가라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겠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터벅터벅 걸어 그녀의 집을 찾았다.
그 작은 길은 폭이 6피트 (182.88cm) 정도였고 눈 덮인 나뭇가지가 늘어져 있었으며 나무 밑둥과 가지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마침내 집이 있는 공터로 와보니 작은 오두막은 얇은 벽에 여기저기 틈이 벌어져 있었다.
그 부인을 불러내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도구가 없는지 물어보았지만 집에서 만든 외바퀴 손수레가 고작이었다. 곧 어둠이 덮칠 것 같아 아무래도 트럭이 올라올 수 있는 데까지 올라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트럭으로 돌아가 운전대를 잡고 ‘주님! 제가 여기서 무슨 짓을 하고 있습니까?’ 하는 물음을 계속 던지며 더 이상 올라갈 수 없을 때가지 계속해서 올라갔다. 그런데 트럭에 눈이 달린 듯했다. 그 낡은 트럭은 단 1인치도 길을 비켜나지 않고 그 작은 오두막집 앞에 무사히 당도했던 것이다. 난 석탄과 선물 상자를 꺼내 놓으며 어안이 벙벙해질 수밖에 없었다.
일을 다 마쳤을 때 그 부인은 내 손을 꼭 잡으며 수없이 감사하다는 말을 했으며 그녀의 네 자녀들은 행복한 표정으로 연신 인사했다. 작별을 고한 후 난 트럭에 올라 다시 길을 되짚어 내려왔다. 그 불가능한 길을 빠져나와 트럭을 세우고 그 작은 길을 되돌아보며 난 스스로에게 말했다.
“이런 일은 있을 수 없어. 이 트럭을 몰고 저 산 위를 올라갔다 왔다니! 이 눈 속을, 이 어두운데서, 어디서부턴가 도움이 없었다면…….”
난 하나님을 경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글은 신앙잡지인 가이드포스트지에 실린 한 무명 성도의 간증을 또 다른 책에서 예화로 이용했던 것이다.
여러해 전 이 간증을 설교예화로 사용했던 적이 있었다. 이번 크리스마스 설교를 준비하면서 이 은혜로운 간증이 생각났다. 그렇지만 많은 책들 중 이 이야기를 찾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온종일 이 책 저책을 뒤적거리면서도 자꾸만 이 예화가 생각났다. 그러다가 평소 잘 읽지 않던 이사야서에 관한 주석 한권을 빼내어 목차를 살펴보는데 ‘크리스마스의 길’ 이란 제목에 밑줄 그은 표시가 보였다.
‘아! 여기 있었구나!’ 잃어버렸던 보석을 찾기라도 한 것처럼 기뻤다. 아내에게 “기적”이라고 했다.
첫 크리스마스를 위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헌신한 마리아와 요셉은 성령으로 잉태되는 신비로운 기적을 경험했다. 동방의 박사들은 별의 인도를 받는 기적을 경험했고, 들에서 양을 지키던 목자들은 천사들의 말을 듣고 아기 예수를 경배하는 기적을 경험했다.
살면서 깨닫는 교훈중 하나는 어떤 일이 그냥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믿음이 없으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고 우리 인생에 펼쳐질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을 경험할 수 없다. 지난 일 년 우리가 살아온 것이 어쩌면 기적의 연속이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믿음으로 기적을 만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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