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2012.12.23.)
미국 로스앤젤레스 주거 지역에 있는 한 임대 아파트 입주민들은 이번 성탄절을 앞두고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고 한다. 그것은 크리스마스 때문이 아니다. 방 2개에 주거면적 83㎡ 인 월셋집이다 보니 연말이라고 들뜰 만큼 넉넉한 형편이 아니다. 사연은 이러하다. 며칠 전 조엘이라고만 알려진 아파트건물주인 이름으로 각 입주 가정에 편지 한 통씩이 배달되었다. 모두 가슴이 철렁했다. 임대료 인상이나 보증금에 관한 반갑지 않은 통보일 것이 뻔했다. 다들 불안한 마음으로 편지를 뜯어보았다.
“또다시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었습니다. 연말이 되면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해왔습니다. 올해도 그런 전통을 이어갈 수 있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목적을 위해 여러분께 선물을 드리고자 합니다. 12월 정기 월세에서 70달러씩 빼고 납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70달러로는 여러분 인생에 특별한 누군가를 위해 선물 사는 데 쓰시기 바랍니다. 우리 아파트에 저희와 함께 거주해 주시는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그 자체가 저희에겐 너무나 소중합니다. 여러분 가정이 모두 행복하고 건강한 크리스마스 맞이하시기를 축원드립니다.
조엘
추신: 월세는 2013년 1월 납부분부터 정상으로 돌아갑니다.”
이 편지는 한 주민이 사진을 찍어 올려 인터넷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다. 그래픽 아티스트라는 한 입주민은 “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데, 그의 아량에 우리 둘 다 뿅 가버렸다” 며 “70달러는 고마움의 표시로 그에게 줄 선물 사는데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성품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우리 모두 그를 본받자” “인간애에 대한 믿음을 되살려 준 그에게 감사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소년시절 성탄이브에는 교회에서 선물교환 순서가 있었다. 누가 받을 지도 모른 채 선물을 준비해가면 진행자가 접수를 받은 후 남녀로 나누어서 제비를 뽑아 선물을 가졌다. 때로 마음에 안 드는 선물을 받아도 어쩔 수 없었다. 선물을 한 사람만 알 뿐 누가 준 선물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별 생각 없이 준비한 선물도 있었다.
전도사로 일하던 시절 여교사 한분이 성탄을 앞두고 캐나다로 떠났는데 내게 주고 간 선물은 치약처럼 짜 쓰는 비듬을 없애주는 미제 샴푸였다. 메모에는 “짐을 정리하다 있어서 드린다.”고 쓰여 있었다.
어느 해 성탄절을 앞두고 요구르트 배달 아줌마 편에 손으로 직접 짠 베이지 색 스웨터가 보내왔다. 동네 수예점에 전도를 하러 간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일하던 한 자매가 보낸 것이었다. 결혼적령기의 자매가 보낸 선물이라 신경이 쓰여 받기를 사양했지만 자기 교회 목사님의 것을 짠 후 생각나서 짠 것이라고 해서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옷이 맞지 않아서 정식으로 몸의 치수를 잰 후 다시 만들었다. 두 번의 수고 끝에 옷을 받았을 때 그 한 올 한 올의 정성에 감동했다.
선물을 할 때는 받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함부로 생각 없이 선물을 해선 안 된다. 애정이 담긴 선물은 감동을 준다. 선물은 사랑의 표현이다. 선물에는 선물하는 사람의 인격과 취향과 향기가 담겨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물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한 추억거리가 되기도 한다,
성탄계절에 산타의 선물이나 선물을 나누는 풍습은 하나님으로부터 유래되었다. 하나님은 독생자 예수님을 선물로 주셨다. 이 선물은 오래전부터 준비된 선물이다. 하나님의 선물에는 그분의 사랑과 정성과 희생이 담겨있다. 선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물을 준 사람이다. 오직 나를 위해 가장 귀한 선물을 주신 하나님을 생각하는 성탄이 되어야 한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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