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마음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고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 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 아버지의 동포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들던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작년 생일 때 큰 딸애가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 이란 이 시를 써주었다. 통계에 의하면 자녀들이 아버지보다 어머니를 더 좋아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어떤 아버지가 자녀들을 사랑하지 않겠는가? 다만 아버지들의 사랑 표현이 너무 서툴러서 그런 것 같다.
나와 아내가 감사하는 것은 어버이 날이나 생일에 딸들이 편지를 써 주는 것이다.
“엄마 ,아빠 감사합니다! 제가 아빠의 딸이 된 것, 엄마의 딸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이 한 마디로 충분하다. 그 말을 들으면 ‘너희가 내 딸들이어서 내가 고맙다.’는 마음이 생긴다. 딸들에게 인정을 받으니 잘못 산 것 같지는 않고, 아빠 엄마에 대한 고마움을 아니까 잘못 키운 것 같지는 않다. 우린 행복한 부부다.
부모의 기쁨이 어디에 있겠는가. 효도중의 효도는 부모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제가 아버지의 아들, 어머니의 딸이어서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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